도시 가장자리를 굽이쳐 흐르는 강

위에서 내려다보면 세상은 형태와 무늬로 부드럽게 풀어진다. 강은 느릿한 유리 선처럼 움직이고, 그 곡선은 무게와 침묵을 함께 품는다.

도시와 강 주변 풍경을 내려다본 항공 사진

위에서 내려다보면 세상은 형태와 무늬로 부드럽게 풀어진다. 강은 느릿한 유리 선처럼 움직이고, 그 곡선은 무게와 침묵을 함께 품는다. 도시는 그 곁에 모여 있다. 길은 실처럼 놓이고, 지붕들은 희미한 빛의 흔적을 받아 낸다. 한가운데서는 폭포의 흰 물안개가 피어오른다. 정지한 화면 속에 끊임없이 움직이는 기둥 하나가 서 있다.

거리는 물을 제외한 모든 것을 평평하게 만든다. 수면의 색조는 조금씩 달라진다. 굽이에서는 옅고, 수평선 쪽으로 갈수록 깊어진다. 공기는 푸르지만 결코 비어 있지 않다. 안개와 반사된 빛, 바람의 희미한 기하학을 품고 있다. 땅은 조용한 리듬으로 바깥을 향해 펼쳐진다. 길과 들판, 격자가 기억 그 자체처럼 반복된다.

이 사진은 극적인 장면을 좇지 않는다. 고요해진 규모에 관한 사진이며, 충분히 높은 곳에서 보면 광활함이 어떻게 무늬로 접히는지에 관한 사진이다. 강은 경계이면서 동시에 실이 되고, 지리 그 자체의 모양을 그리는 차분한 손이 된다.

전시 안에서 전체 363점 중 25번째 작품

익숙한 세계를 떠나

펼쳐지는 강

세상을 설명하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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