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히 사색하는 루헝
사진은 햇살과 표면으로 시작된다. 루헝은 빛을 위해 조각한 듯한 곡선형 안락의자에 앉아 있다.

사진은 햇살과 표면으로 시작된다. 루헝은 빛을 위해 조각한 듯한 곡선형 안락의자에 앉아 있다. 매끄러운 흰 천에서 나무 바닥을 가로지르는 그림자까지, 모든 선이 정밀하게 헤아려지고 의도된 듯 느껴진다. 다리는 접혀 있고 어깨는 편안하게 내려가 있다. 시선은 고요함이 생각처럼 느껴질 만큼만 수평선 쪽으로 향해 있다.
대부분의 역할은 빛이 맡는다. 빛은 데크의 나뭇결을 따라 흐르고, 그의 팔 위를 미끄러지듯 지나 의자의 둥근 받침에 고인다. 유리와 그림자로 이루어진 배경은 바깥 하늘을 비추며, 그의 시계와 슬리퍼에도 되풀이되는 옅은 푸른빛과 초록빛을 담아낸다. 무엇도 고요함을 깨뜨리지 않는다. 곁의 꽃다발마저 같은 리듬으로 숨 쉬는 듯하다.
이 사진에는 조용한 정밀함이 있다. 초상이라기보다 형태들의 균형에 가깝다. 몸, 의자, 건축, 공기가 저마다 늦은 오후 햇살이 만드는 기하학 속에서 제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