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 1: AFRINIC, RIR 거버넌스, 그리고 ‘커뮤니티 소유’라는 신화

소수의 내부자가 규칙을 통제할 때 "커뮤니티 소유권"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유리로 둘러싸인 공간 안의 파란 탁자에 세 사람이 앉아 있고, 바깥에는 더 많은 사람과 빈 의자가 원을 이루고 있는 그림.
탁자에 자리를 얻었다고 해서 그 바깥의 모든 사람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논평자의 입장이 아니라 지역 인터넷 등록기관(RIR), 특히 AFRINIC의 거버넌스 현실에 직접 관여해 온 사람으로서 이 글을 쓴다.

갈수록 분명하게 보이는 사실이 있다. 오늘날 많은 RIR에서는 구조적 문제가 절차라는 이름으로 가려지고, 권력의 집중이 ‘커뮤니티’라는 말로 포장되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정책과 절차는 너무나 복잡하고 불투명해졌다. 그 결과, 제도 안에서 어떻게 움직이고 제도를 형성할 수 있는지 아는 소수의 내부자에게 주로 이익이 돌아간다. 이제는 ‘RIR 컨설턴트’라는 하나의 생태계까지 형성됐다. 이들은 자신도 설계에 참여한 경우가 많은 규칙을 해석해 주며, 일반 회원에게는 파악할 시간도 유인도 없는 미로에서 수익을 얻는다. 이는 건전한 거버넌스가 아니다. 복잡성을 이용한 규제 포획이다.

이러한 내부자의 우위는 정책에 그치지 않고 거버넌스 자체로 이어진다. 같은 소수의 사람들이 위원회와 자문기구, 이사회 자리를 돌아가며 맡고, 해마다 서로의 출마와 제안을 지지하는 경향이 있다. 독립적인 목소리나 개혁을 요구하는 사람들은 구조적인 저항에 부딪힌다. 그 저항은 공개 토론이 아니라 절차를 통한 배제로 나타난다. AFRINIC에서는 임기를 늘리고 외부인으로 여겨지는 후보의 진입을 막기 위해 규칙을 왜곡하면서 이러한 문제가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이런 행위는 정당성의 외관을 유지하면서도 기관이 내세우는 민주주의의 실질을 비워 버린다.

그동안 AFRINIC 회원의 대다수, 즉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ISP), 통신사업자, 실제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운영하는 기업들은 참여하지 않는다. 자신에게 투표권이 있거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회원도 많다. 이들이 기관 내부의 정치보다 네트워크 운영에 집중하는 것은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결과는 예측 가능하다. 참여가 저조하면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소수가 지배한다. AFRINIC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AFRINIC은 그 위험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 준다. ‘커뮤니티 거버넌스’가 끝내 이루어지지 않는 참여를 전제로 한다면, 그것은 더 이상 커뮤니티의 거버넌스가 아니다.

문제의 뿌리에는 더 깊은 철학적 결함이 있다. 오늘날 실제로 적용되는 IP 주소의 ‘커뮤니티 소유’ 원칙이다. 이론적으로는 누구도 자원을 소유하지 않고, 커뮤니티가 함께 맡아 관리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책임성이 취약한 중앙집중적 권한이 생겨났다. 등록기관의 직원과 소수의 적극적인 참여자가 결국 나머지 모두의 이름으로 통제권을 행사한다. 역사는 이 양상을 반복해서 보여 준다. 모두의 것이라고 하는 대상은 흔히 모두를 대신한다고 주장하는 소수의 통제 아래 놓인다. 말은 민주적이지만 권력 구조는 그렇지 않다.

해법은 겉모습만 바꾸는 개혁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다. IP 주소 거버넌스는 말로만이 아니라 실제로 분권화되어야 한다. 회원 조직을 등록기관의 재량에 수동적으로 기대는 수혜자로 대해서는 안 된다. 실제로 행사하고 보장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이해관계자로 인정해야 한다. 참여는 직접적이어야 하고, 충분한 정보에 기반해야 하며, 거버넌스에서 빠뜨릴 수 없는 요소가 되어야 한다. 내부자가 주도하는, 참여해도 그만이고 참여하지 않아도 그만인 보여 주기식 행사가 되어서는 안 된다. RIR은 자원에 대한 접근을 통제하는 문지기에서 조정자로 바뀌어야 한다. 주소 보유자 역시 일방적인 권리 철회에 노출된 임차인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리 주체나 소유자로 인정받아야 한다.

이것은 급진적인 발상이 아니다. 분권화를 향한 더 넓은 기술적·제도적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권력이 분산되고, 그 행사가 투명하며, 권력에 한계가 있을 때 시스템은 더 잘 작동한다. 소수의 폐쇄적인 집단이 스스로의 지위를 계속 유지하며 핵심 자원을 지배하는 인터넷은 구조적으로 취약하다. 그 자원을 실제로 활용하고 그것에 의존하는 사람들이 권한을 갖는 인터넷이 더 견고하다.

AFRINIC에서 벌어진 일은 예외적인 사건이 아니라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개혁하지 않으면 비슷한 실패가 다른 곳에서도 반복될 것이다. 작은 집단이 ‘커뮤니티’라는 이름 아래 인터넷의 필수 자원을 통제하는 시대는 끝나야 한다. 안정적이고 공정한 인터넷 거버넌스를 원한다면 실질적인 권리, 실질적인 참여, 실질적인 책임에 뿌리를 둔 분권화는 선택 사항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