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와 유리에 비친 모습
원숭이 한 마리가 유리판에 부드럽게 비친 자신의 모습 곁에 나타난다. 동물의 근접 초상은 두 겹으로 드러나는 존재와 시선에 관한 이미지로 바뀐다.

원숭이의 얼굴이 유리와 만나면서 두 모습이 동시에 생겨난다. 하나는 직접 보이는 또렷한 얼굴이고, 다른 하나는 반사로 인해 더 옅고 부드러워진 얼굴이다. 둘은 같은 표면에 나란히 자리하지만 완전히 하나로 겹쳐지지는 않는다.
회색과 흰색 털이 얼굴을 감싸고, 한 손이 투명한 판을 향해 뻗어 있다. 유리 너머의 잎사귀는 넓은 초록빛 흐림 속으로 사라져, 화면에는 동물과 그 반영이 따로 도드라진다.
입은 살짝 벌어져 있고 시선은 한곳에 머문다. 그 표정은 놀라움이나 호기심으로 읽힐 수 있다. 반사된 모습이 초상의 분위기를 바꾸면서, 사진은 단순한 외양보다는 유리라는 장벽이 만들어 내는 낯선 이중의 모습에 더 주목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