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불꽃의 기하학

섬세한 청백색과 금빛 불꽃 궤적이 검은 하늘을 가르며 퍼져 나가고, 연소의 한순간을 구조와 색, 사라짐에 관한 연구로 바꾼다.

검은 밤하늘을 배경으로 가느다란 청백색과 금빛 궤적을 펼치는 둥근 불꽃.

밤은 둥근 빛의 폭발을 중심으로 열린다. 가느다란 청백색과 금빛 궤적이 중심에서 퍼져 나가고 빠른 움직임은 화면 안에서 멈춰 있다. 크기를 가늠할 지평선이나 땅이 없기에 불꽃은 검은 하늘을 배경으로 스스로 완결된 형태가 된다. 시작은 에너지로 가득하지만 정지 속에서는 섬세하다.

색이 어둠의 형태를 새롭게 빚는다. 차가운 청백색 선은 더 따뜻한 금빛과 섞이고, 각각의 선은 중심에서 멀어질수록 희미해진다. 시선은 무늬를 따라 바깥으로 나갔다가 다시 돌아오며 빛이 밤 속으로 물러나는 길을 그린다. 장관으로 시작한 것이 이윽고 하나의 구조로 자리 잡는다.

사진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불꽃은 사라짐에 대한 명상이 된다. 모든 궤적은 시간을 짧게 가로지른 흔적을 기록하고, 불티 하나하나는 사라지면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다. 카메라는 폭발뿐 아니라 사라져 가는 기하학도 보존한다. 소리와 불꽃이 지나간 뒤 남은 빛의 잔여물이다.

전시 안에서 전체 363점 중 286번째 작품

시간의 크기

파랑과 빨강

세상을 설명하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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